목양실에서

저녁에는, 아침에는

작성자
담임목사
작성일
2019-09-28 09:34
조회
94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가을은 깊어가지만 날씨는 여름 날씨입니다.
일주일 내내 90도를 넘고 있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서 그런지 들려오는 소식들도 무겁습니다.

존슨이 수상으로 있는 영국의 이야기입니다.
부스스한 머리를 즐기는 존슨은 명문 이튼·옥스퍼드대 출신이지만
전통적 엘리트와는 정반대 스타일로 대중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보수당 소속이면서 "기업들 엿 먹어라"고 말하는 식입니다.
기자 시절 EU에 대해 "아니면 말고" 식 기사를 많이 써
영국 내 EU 회의론을 확산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그 덕에 '브렉시트 스타'가 되었습니다.

노 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밀어붙이려고
의회를 5주간 정회했다가 대법원에서 불법 판결을 받았습니다.
급작스럽게 열린 하원 본회의에서
총리는 '겁쟁이' '배신자' '투항자' 같은 단어를 써가며
야당 의원들한테 삿대질하고 언성을 높였습니다.
자신에게 불법 판결을 내린 대법원을 비난하고,
브렉시트에 반대하다 피살된 정치인을 모욕합니다.
격앙된 의원들은 총리를 향해
"당장 사퇴하라" "감옥에 가야 할 사람"이라고 맞섰습니다.
요즘 영국, 어디서 보는 풍경입니다.

존슨은 '영국판 트럼프'로 불립니다.
진짜 트럼프가 있는 미국은 조용한 날이 없습니다.
이번에는 대선 라이벌을 잡으려고
외국 대통령에게 압력을 가했다는 스캔들이 터졌습니다.
둘의 통화 내용은 영락없는 부동산업자와 코미디언의 대화록입니다.
탄핵 주장이 나오자 특유의 적반하장으로 역공을 퍼붓습니다.
내부 고발자를 '스파이'로 몰아붙이고
언론 보도를 '사기' '쓰레기'로 비난합니다.
한때 미국 정치에서 '거짓말'은 사형 선고와 같았습니다.
그런데 트럼프에게는 거짓말이 일상이고
국민의 절반이 그런 트럼프를 지지합니다.

이런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때였습니다.
마지막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올림픽의 마지막 경기는 마라톤이 아니겠습니까?

스타디엄에 모인 관중들의 관심은 하나였습니다.
"누가 일등으로 들어올 것인가?"
특히 히틀러는 아리안 족이 일등으로 들어오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경기장 입구에 들어서는 선수는 조그마한 동양인이었습니다.
헉-헉-거리면서 일등으로 들어서는 선수는 분명 동양인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손기정 선수였습니다!
세계가 놀랐고
세계가 환호했습니다.

손기정 선수가 시상대에 올랐습니다.
올림픽의 꽃이라고 불리는 마라톤에서 우승을 했습니다.
얼마나 큰 영광입니까?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당연히 기뻐서 펄펄 뛰어야 하는 자리지만
손기정 선수는 기뻐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울고 있었습니다.
머리에는 면류관을 쓰고
꽃다발로는 가슴을 가리고
고개를 숙이고 울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가슴에 붙어 있는 국기가
태극기가 아니라 일장기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시상식이 끝난 후
김교신 선생!
양정 고등학교 교사였고
손기정을 기른 분입니다.
무엇보다도 믿음이 좋은 분입니다.

울면서 내려오는 손기정을 향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 네 가슴에 붙은 국기는 일장기지만
하늘을 우러러 보라!
하나님의 깃발이 보일 것이다.
그것을 바라보면서 다시 달리자!"

말씀 하나가 생각납니다.
"저녁에는 울음이 기숙할지라도
아침에는 기쁨이 오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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