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에서

은총의 시간

작성자
담임목사
작성일
2017-11-11 09:23
조회
3487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어제는  찬비가 내리더니
단풍으로 진해질 틈도 없이
낙엽 되어 떨어지고 있습니다, 나뭇잎들이.

원영철 집사님 댁을 심방했습니다.
보름 전부터, 그나마 조금씩 했던 곡기를 넘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힘이 없어 눈을 뜨기도 쉽지 않습니다.
"목사님,  이런 시간이 왜 이렇게 긴가요?"

슬프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임재가 있기 때문입니다.
찬송가를 부를 때마다,
기도를 할 때마다,
말씀을 나눌 때마다,
감싸듯 내려오는 하나님의 임재!
어찌 슬프겠습니까?

진통제 없이는 견딜 수 없습니다.
얼굴을 찌푸리며 몸을 뒤틀어야합니다.
어둡습니다.

찬송을 부릅니다.
"내 구주 예수를 더욱 사랑
엎드려 비는 말 들으소서
내 진정 소원은 내 구주 예수를
더욱 사랑 더욱 사랑"
부르고 싶은 노래,
드리고 싶은 고백입니다.

기운이 없어 목소리를 내지는 못하지만
들썩 거리는 입술,
그의 간절한 마음과
숨길 수 없는 고백이 여기에 있습니다.

어두움이 사라집니다.
통증도 없어집니다.
평화, 평화가 옵니다.
잠도 옵니다.
고통이 사라지고 스르르 잠에 빠지게 됩니다.

하나님의 신비가 이런 것인지
신비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삶도 없고
죽음도 없는
삶과 죽음을 초월한 초월의 시간!
이런 신비를 보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계속될까?
이 끝은 어디일까?
하나님의 신비와 맞닿아 있는 은총의 시간을
이렇게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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