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에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작성자
담임목사
작성일
2019-08-16 10:31
조회
144
며느리가 지헌이를 데리고 교회에 왔습니다.
교회에 두고 간 것이 있어 그것을 찾을 겸해서
잠깐 교회에 들른 것이었습니다.

지헌이를 보니 놓아줄 수가 없었고
지헌이도 떨어지지 않으려 합니다.
마침 지헌이에게 감기 기운이 있어
어린이 학교에 보내는 것을 망설이고 있었는데
차라리 교회에 있는 것이 좋겠다 하고 같이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때로는 안고,
때로는 손을 잡고,
교회 본당 이층에서,
애찬실에서,
시온 폭포 앞에서,
목양실에서,
애찬실에서,
여기에서,
저기에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만끽했습니다.

"할레디, 물- 무을"
지헌이를 안고 시온 폭포 앞에 갑니다.
4단으로 이루어진 시온 폭포는 시원하게 물을 떨어뜨립니다.
빨간색 금붕어가 이리 저리 움직입니다.
눈앞을 날아가는 잠자리를 보고
"벌레- 고-"

목양실, 책상에 올라갑니다.
엎드려서 수화기를 듭니다.
"헬로"
그 이후는 알아들을 수 없는 우주인의 말을 합니다.
"@#$$%^&*"
한참을 이야기 하다가
그럴 듯 하게 "바이" 하며 수화기를 내려놓습니다.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아직 핸드폰은 금지 품목이기에 감춰놓았는데
어디선가 전화가 온 것입니다.
전화를 받고 나니
기다렸다는 듯이
"할레디, 아기 상어!"

틀어 주었습니다.
"아빠 상어- 뚜루뚜루-
엄마 상어- 뚜루뚜루-
아기 상어- 뚜루뚜루-
할아버지 상어- 뚜루뚜루-
할머니 상어- 뚜루뚜루-"

쏙- 빠졌습니다, 입을 벌리고!
벌린 입에 땅콩 하나를 넣어주었습니다.
"오독- 오도독"
조금 후에 또 하나를 넣어주었습니다.
"오독- 오도독"

아기 상어를 보다가 눈을 듭니다.
쌍절봉을 보았습니다.
핸드폰을 던지고 쌍절봉을 들었습니다.
그 옆에 있는 장봉을 들어 가볍게 시범을 보여주니
쌍절봉을 집어던지고 장봉을 달라 합니다.

장봉을 주었습니다.
신기한 듯 한참을 보다가 끌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해서 끌고
뒤로 해서 끌고
애찬실에서 이층으로 올라가는 복도로,
본당에서 본당 이층까지 올라갔습니다.

마침 할머니가 오고 있습니다.
시간은 벌써 1시,
밥 먹을 시간입니다.
밥 먹기 전에 김복진 권사님이 수박을 주었습니다.
양 손에 하나씩 들고
성큼, 성큼 베어 먹습니다.
입 안 가득 빨간 수박이 넘실거립니다.

밥 먹는 시간,
"지헌아, 우리 기도하자!"
지헌이는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습니다.
"날마다 우리에게 양식을 주시는
은혜로우신 하나님, 참 감사합니다!"

며칠 전까지는 눈을 떴었는데
오늘은 눈을 감습니다.
며칠 전까지는 이렇게까지 따라하지 못했는데
오늘은 거의 비슷한 발음으로 따라합니다.
"많이 컸다, 많이 컸어!"

이것이
2살 1개월이 된 지헌이의 모습이고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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