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에서

천사가 찾아왔네!

작성자
담임목사
작성일
2018-10-05 17:11
조회
1992
처음 미국에 왔을 때
LA 근교에 있는 파사데나라고 하는 도시에서 살았습니다.
파사데나에 있는 풀러 신학교 기숙사에서 살고 있었는데
유학생 시절이라 궁핍한 생활이었습니다.
내일 먹을 밥은 있는데
모레 먹을 밥이 없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거기에다가 영어로 공부를 한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의 안정이 없었고
좋은 것을 보아도 좋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는데
젊은 어머니 한 분이 앞서 가고 있었습니다.
히스패닉 계통의 어머니인데
뒤에서 보기에도 힘겨웠습니다.

지나가면서 힐끗 보았더니
가슴에는 멜빵을 하고 아이를 안고 있었고
어깨에는 무거운 가방을 메고 있었습니다.
양손에도 가방이 들었는데
오른쪽 어깨 사이에 또 가방을 끼었습니다.
얼마나 땀을 흘리는지
비 오듯 흘리고 있었습니다.

"아니, 요새 세상에,
그것도 미국에서 이렇게 다니는 사람이 있단 말인가?"
깜짝 놀랐습니다.

지나가면서 엄마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이 엄마는 아이를 들여다보면서 걷고 있었는데
얼마나 행복해 하는지
땀과 고생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는 얼굴이었습니다.

세상 험하다고 합니다.
살기 힘들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아이 얼굴에다가 비비고, 뽀뽀하고, 감사하고......,
그런 어머니로 가득 차 있는 것이 이 세상입니다.

오늘도 손자 지헌이의 동영상을 보고 있습니다.
일 년 전 오늘의 사진을 보냈는데
조그마한 베이비가 고모의 품에 안겨서 활짝 웃고 있었습니다.

일 년이 지난 지금은
의젓하게 의자에 앉아
엄마가 주는 배를 먹고 있습니다.
너무 크게 잘랐는지
입 밖까지 나온 배를
놓치지 않고 먹고 있는데
눈물겹도록 흐뭇했습니다.

천사가 틀림이 없습니다.
험한 세상,
험하게 보지 말고 아름답게 보라고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에 보내신 천사가 틀림이 없습니다.

천사를 만나러 갑니다.
이 가을의 끝 무렵에 손자가 있는 LA에 가게 됩니다.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천사를 만날 그 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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