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에서

가을은 깊어만 가고

작성자
담임목사
작성일
2018-10-27 11:50
조회
1231
가을이 깊어갑니다.
오늘은 비까지 내립니다.
우울하게 내립니다.

믿음 생활에는 단계가 있습니다.
우울해지는 단계가 있는데,
죄인 된 내 모습을 보기에 우울해 하는 때가 있습니다.
"아, 생각했던 것보다 나는 더 나쁜 사람이구나!"
"나는 정말 죄인이구나!"
죄를 더 지기 때문에 우울해지는 것이 아니라
죄에 대하여 더 예민해지기에 느끼는 우울입니다.

두 사람이 생각납니다.
헤밍웨이입니다.
헤밍웨이가 하바나에서 7년을 거주하면서 많은 작품을 썼습니다.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기라성 같은 작품을 쿠바의 하바나에서 썼습니다.

이런 헤밍웨이가
1961년, 아이다호의 자택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메모 한 장을 남겼습니다.
"나의 인생은 배터리가 다해버린 라디오처럼 허무했다!"
왜 이럴까? 어찌 그럴까?

또 한 사람이 생각났습니다.
산악인 엄홍길이었습니다.
"히말라야"라는 영화의 주인공이고
히말라야 8000m 14좌를 다 정복해서
그랜드슬램을 이룬 사람입니다.

산타는 사람들을 보면 의구심이 듭니다.
"목숨 걸고 왜 저러나?"
그래서 묻습니다.
"왜 산을 타십니까?"
"산이 있기 때문입니다."
흔히 들려오는 대답입니다.

엄홍길 대장에게 물었습니다.
"왜 산을 타십니까?
"산을 탈 때 나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가면 벗은 내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무릎을 쳤습니다.
"저 사람, 진짜다!"
생사를 가르는 그 순간에 그가 경험하는 것은
가면을 벗은 자기의 진짜 모습!
나의 진짜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도 가을 속에서 무엇인가를 찾고 있습니다.
우울하게 내리는 빗속에서 나를 찾고 있습니다.

가을은 계속 깊어가고 있고
비도 우울하게 계속 내리고 있습니다.
더불어 시름도, 시름도 깊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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