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에서

평온

작성자
담임목사
작성일
2019-02-01 16:53
조회
1053
2월을 시작하는 오늘,
새벽 기도를 마치고 목양실로 내려왔습니다.
창밖을 봅니다.
며칠 동안의 혹한을 지나고
따스한 기운이 올라옵니다.
1월의 긴장이 풀린 탓인지
무척이나 마음이 평온했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가 생각났습니다.
신부로서, 학자로서,
평온한 날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날!
기도하다가 하나님의 임재가 있었습니다.
마음 가득히 하나님의 임재가 내려왔습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니
모든 것이 지푸라기와 같았습니다.
목회도, 그 많은 저서도, 다 지푸라기와 같았습니다.
조용히 기도하다가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아퀴나스처럼
이런 평온 속에
이대로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으면 좋겠다, 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간을 보낸 후
딸이 데려온 개,
실라와의 시간을 갖았습니다.
실라를 데리고 동네를 산책했습니다.

햇살이 눈부셨습니다.
날씨는 포근했습니다.
잔잔히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다시 평온함을 느꼈습니다.
이런 평온함이 얼마나 계속될까?

은퇴 후를 생각했습니다.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하나씩, 하나씩 하노라면
역시 이런 평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평온이 더하는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것 중에 하나가 사진 찍기와 글쓰기입니다.
사진을 찍고 나서
그 아래 글을 쓰고 싶습니다.
아무 글이 아닌
모든 의미를 함축한 짧은 글이어야 합니다.

육근종 시인이 생각났습니다.
시조의 종장과 같이 3-5-4-3,
15자의 넉 줄로 시를 쓰는 시인 말입니다.

왜 이리/ 퍼붓는다냐/ 탁탁 터는/ 고무신 (폭설)
태양이/ 비출 때에도/ 아는가/ 그대 있음 (달)
하나둘/ 불이 켜지면/ 빛도/ 그림자일 뿐 (밤)

사진을 찍은 후
나도 15자의 글을 남길 것입니다.

인생을 잘 산다고 하는 것은 두 가지라고 합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하라."
"나무를 심어라."

이 모든 것이 은퇴 후에 가능하리라 생각하니
마음이 두근거립니다.
그리고 지금의 이 평온도
은퇴 후에 계속되리라 생각하며
지금의 평화를 즐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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