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에서

께찰

작성자
담임목사
작성일
2019-02-15 14:58
조회
936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말을 타고 걸었다는 이 길을
홀로 걷습니다.
제법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이건만 포장을 하지 않은 까닭은
자연 그대로를 보호하기 위함이랍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걷는 길이기에
이런 길을 좋아합니다.
일부러 찾아서 걷습니다.
오늘도 행복하도록 걷고 있습니다.

해가 지기에는 이른 시간이지만
산 중이기에 저녁 하늘이 물이 들고 있습니다.
저녁노을!
추억 속으로 들어가게 하는 저 저녁노을!
눈을 아련하게 떠야 합니다.
꿈결과 같은 표정을 지으며
노을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해가 남아 있을 때에
저 숲에 도착해야 합니다.
보금자리를 찾는 께찰을 보아야 하니까요.

께찰을 아시는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
너무 아름다워 슬프도록 슬픈 새!

기다림,
기도하는 마음으로
숨을 죽이고 기다리는 기다림!

드디어
선영을 하듯이 우아하게 나타난 께찰!
샛노란 부리에
머리에서 꼬리까지 진녹색의 화려한 깃털,
등 끝 깃털이 돌연변이로 진화하여
연의 꼬리처럼 늘어져 나르고 있는데
봉황이었습니다!
신화와 같은 봉황!
봉황을 보았습니다.

전설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께체족의 마지막 왕 떼군은
스페인 정복 군과의 마지막 결전을 치르게 되었고
그 마지막 전쟁에서 스페인 정복군의 총에 맞아
피를 흘리며 죽게 되었습니다.

항상 그의 곁에서 영적 안내자 역할을 하던 께찰새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여
그 영웅의 피를 가슴으로 받았답니다.

이후부터
께찰새의 수컷의 가슴은 붉은 색이 되었고
울음소리도 더 이상 들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울음소리도 없이
저녁노을 속으로 사라져가는 께찰!

세상도 없고
나도 없고
그저 붉은 태양은
숲을
붉게 물들이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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