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에서

2020년 첫날

작성자
담임목사
작성일
2020-01-03 14:39
조회
168
2020년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경자년에 쥐띠라 합니다.

조지아에서의 새해는 비로 시작합니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어서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어제 하루 종일 비가 왔는데
오늘도 계속 오고 있습니다.

진하게 탄 커피 한 잔을 들고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비에도 향이 있는지
비에 취해 있습니다.

새해라고 떡국을 많이 먹습니다.
송구영신 예배 때에도 떡국을 먹었고
여기저기에서 몇 끼를 떡국으로 해결했습니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아버지의 아버지를 지나 지금까지 내려온 떡국을 대하니
옛 조상들의 슬기를 보는 것 같습니다.
필리핀에서 선교할 때에는 생각도 못했는데
미국 땅, 이곳에서는 떡국을 대할 수 있으니
좋은 나라 왔다는 생각입니다.

작년 마지막 날을 보내면서 그랬습니다.
"은혜로 시작한 한 해를
은혜로 마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그런 것처럼
2020년도 은혜로 시작하겠습니다.

생각해 보면
지난 날 모두가 은혜였습니다.
장미는 수많은 가시를 가지고 있어도
자기 가시에 찔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내가 만든 가시에 찔려
아파하고 괴로워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여태껏 은혜로 살았으니
얼마 남지 않은 목회도 은혜로 마칠 수 있을 것이고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도 하나님의 은혜는 계속되리라 믿고 있습니다.

이렇게 새해를 맞는 것도,
커피 향 속에서 내리는 비를 보는 것도,
어제를 추억할 수 있는 것도,
올해 말을 그릴 수 있는 것도
모두가 은혜입니다.

비는 계속 내리고
은혜도 계속 내리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비는 은혜의 비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도
은혜 속에서 은혜로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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