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에서

주여, 저 곳에!

작성자
담임목사
작성일
2019-06-28 09:57
조회
550
사진 한 장을 보았습니다.
가슴이 미어지는 사진 한 장을!
"주여, 저곳에!" 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리오그란데 강을 건너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던 25세 아빠와
23개월 된 딸이 강기슭에 엎드린 채 숨져 있는 사진입니다.

딸을 업고 폭 30m의 강을 건넌 아빠가
엄마를 데리러 다시 강을 건너갔습니다.
"너는 여기에 있거라,
아빠가 빨리 가서 엄마 데려올게!"
단단히 일렀겠지만,
23개월의 아이입니다.
아빠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는 나이입니다.
아빠를 따라 강물로 들어왔습니다.
놀란 아빠가 다시 딸에게 갔다가 함께 급류에 휩쓸렸습니다.

아이는 아빠 셔츠 안에 있었습니다.
아이를 잃지 않으려는 아빠의 몸부림이었습니다.
물살을 이겨내려 했던 아빠의 다리는
물 위에 수평으로 뜬 채 무기력했고,
아이의 빨간색 바지는 기저귀 때문에 불룩했습니다.
새 기저귀를 가방에 든 엄마는 강 건너편에서
두 사람이 껴안은 채 떠내려가는 것을 보며 울부짖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엘살바도르에 대통령이 두 명이 되는 대란이 일어났고
모든 국민이 난민이 되어 미국으로, 미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을 봉쇄했고
그래서 이렇게 밀입국을 하는 것입니다.

밀입국의 길!
죽음의 길입니다.
강을 건너야 하고
사막을 헤매야 합니다.
그것도 몰래, 몰래!

그들이 부른 노래입니다.
"태양아, 부디 나를
들키지 않게 해다오.
어디로 가나?
어디로 가나?
희망이 내 목적지인데
나는 외로이
사막을 도망쳐 가네!"

슬프기만 합니다.
그저 구슬프기만 합니다.
주여, 저 곳에!
저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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